거래는 멈췄지만, 협상은 계속된다 — 휴장 속 불붙은 글로벌 통상 외교
4월 21일, 미 증시와 유럽 증시는 대부분 휴장 상태였지만, 전 세계의 무역 외교 무대는 오히려 더 분주했다. 시장은 조용했지만, 백악관과 각국 정상 간의 발언은 뜨거웠고, 협상의 물밑 기류는 더욱 속도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중 간 무역 협정이 “3~4주 내 마무리될 것”이라며 강한 낙관론을 폈다. 유럽과의 협상도 “100% 타결될 것”이라는 장담까지 곁들였다. 하지만 낙관적 수사는 넘쳤어도, 실제로 체결된 합의는 아직 없다. 중국과의 협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도 불분명하며, 관세 규모나 핵심 쟁점도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중국과 좋은 대화 중”이라는 모호하지만 긍정적인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러한 혼선은 미국의 협상 전략이 단순한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적 레토릭과 외교적 계산이 얽힌 다층적 움직임임을 방증한다. 한국, 일본, 영국 역시 각기 다른 접촉면에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며, 트럼프의 메시지는 자국 우선주의적 색채를 여전히 강하게 띠고 있다. 한국은 베센트 재무장관과 IMF 정례회의에서 별도 협상을 예고했고, 영국은 스타머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무역과 외교안보 이슈를 교환했다.
중국은 내각회의를 통해 고용 안정, 소비 촉진, 민간 투자 활성화를 내세우며 내수 부양에 집중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표면적으로는 새로운 메시지가 없었지만, 27~30일 열릴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를 통해 대미 정책 및 부양책이 조율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민간부문 진흥법' 논의는 외자 유치 및 기술 재투자 흐름과도 연결된다.
이런 가운데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포드는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차량 수출을 일부 중단했고,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LNG 수입을 10주 이상 완전히 멈춘 상태다. 이는 단순한 관세 조치 이상의 공급망 변화와 에너지 외교 재편 가능성을 내포한다. 중국이 러시아로 에너지 수입을 돌릴 경우, 미국의 에너지 수출 전략은 아시아에서 새로운 균형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미 연준의 금리 방향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만족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전망에 따라 추가 인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근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은 관세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통화정책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정리하면,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한 시장’과 ‘시끄러운 협상’의 이중 구조에 놓여 있다. 증시는 멈췄지만, 외교와 무역의 줄다리기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는 이들에게는, 조용한 하루가 오히려 결정적 ‘전략의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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