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밝지만, 당장은 흐림… 반도체 제왕 삼성전자의 복잡한 1분기 이야기
삼성전자가 2025년 1분기에도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6.6조 원—겉으로 보기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성과였죠. 하지만 이 수치 뒤엔 구조적 고민과 경기 불확실성이 동시에 숨어 있습니다.
이번 실적을 견인한 가장 큰 동력은 미국의 고관세 부과 이전에 몰린 ‘선구매 수요’였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고, 스마트폰 출하 역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섰습니다. 여기에 전 분기까지 발생했던 일부 제품의 품질 문제가 해소되며 출하량과 평균판매단가(ASP) 모두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메모리 부문은 3.4조 원이라는 눈에 띄는 영업이익을 냈고, 전체 실적 개선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HBM 부문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하 지연과 대형 고객사 확보의 난항으로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핵심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준 대목입니다.
앞으로의 흐름도 장밋빛은 아닙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7조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관세 회피 수요로 인한 1분기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메모리 출하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고, 현물 가격이 일부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DDR4와 NAND 같은 기존 제품군의 재고가 여전히 많아 가격 협상력이 약화된 상황입니다.
스마트폰 부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실제로 적용될 경우, 미국 시장 내 판매와 수익성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우려는 글로벌 경기 흐름입니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급락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고, AI 투자 속도도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경제 위기’ 국면으로의 확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저점 매수의 기회일까요?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원대 중반일 때 충분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올해 예상 장부가치(BPS)에 P/B 0.9배를 적용할 경우 이 가격대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작년 11월 기록했던 역사적 저점인 P/B 0.75배 수준(약 46,500원)까지의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HBM3E 공급을 본격화하고, 차세대 1C 나노급 DRAM 양산에 성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피할 수 없겠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선 여전히 기회 요인이 존재합니다. 위기가 지나간 후, 지금의 주가가 저점이었음을 확인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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