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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엄마, 2만원만"…전세사기 당한 20대 마지막 말

재테크노킹 2023. 4. 1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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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엄마’하면서 2만원만 보내달라더라고요….”


16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장례식장. 검은 옷을 입은 중년 여성은 이틀 전 세상을 뜬 외아들과의 마지막 통화를 되뇌었다. 아들 임모(26)씨는 지난 14일 오후 8시쯤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이 사는 친구가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망 닷새 전인 지난 9일 임씨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수술을 앞둔 어머니의 용기를 북돋워 주던 그는, 전화를 끊기 직전 힘겹게 “2만원만 보내달라”는 말을 꺼냈다. ‘20만원도 아니고 2만원이라니.’ 어머니는 의아했지만 더 묻지 못하고 아들에게 10만원을 보냈다. 모자의 대화는 이게 마지막이었다. 2만원조차 간절했던 임씨는 결국 스스로 삶을 내려놓았다. 그는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린 남모(61)씨에게 전세 사기를 당한 피해자였다.

유족들은 “임씨가 가정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일찍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고교 때부터 인천 남동공단 내 식품 제조업체에서 일했다. 수년간 공장에서 밤낮으로 구슬땀을 흘린 끝에 2019년 8월 전셋집을 마련했다. 준공된 지 얼마 안 된 한 연립주택이었다. 전세금 6800만원에 집을 계약한 임씨는 자립에 성공했다는 생각에 뛸 듯이 기뻐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1년 8월 임대인이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당시 전세금으론 이사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임씨는 할 수 없이 재계약을 맺었지만, 1년 뒤 집이 임의경매(담보권의 실행 등을 위한 경매)에 넘겨졌다는 말을 듣게 됐다. 임대인은 연락도 받지 않았다. 계약을 중개한 부동산업자는 그저 “염려하지 말라”며 그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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